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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新에너지 등 혁신 계속… 低유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

텍사스=나지홍 특파원, 김승범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2-17 11:44

“低유가, 뉴노멀이 된다”
 

지난 4일 미국 최대 유전 지대인 페르미안 분지(盆地)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텍사스주 미들랜드시(市). 시 경계를 벗어나자 황무지 허허벌판에 현지인들이 ‘메뚜기(grasshopper)’라고 부르는 원유 채굴 펌프가 1~2㎞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시추(試錐·땅파기)가 끝난 유정(油井)에서 원유를 퍼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현장에서 만난 원유생산 업체 디벨롭먼트리소시스의 대표 킴벌리 스미스씨는 “저유가 때문에 페르미안 분지의 원유 생산 업체들이 다 망한 줄 아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400㎞에 달하는 넓은 이 지역을 온종일 차로 달려도 생산을 중단한 현장을 찾기는 쉽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2~3㎞ 암반층에 섞여 있는 셰일 원유를 빼내려면 폭약으로 암반을 깨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원가는 배럴당 평균 60달러 선으로 원유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배럴당 15~20달러)보다 비싸다.

◇끄떡없는 셰일가스 생산 현장
현재 미들랜드 인근에서 생산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작년 6월 배럴당 107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7개월 만에 50달러대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셰일가스 시추공(試錐孔)은 같은 기간 2000여개에서 1500개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원유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작년 6월 하루 850만배럴이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작년 말 910만 배럴로 늘었다. 경쟁력이 있는 셰일가스 기업은 오히려 힘을 키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텍사스주의 셰일 기술 업체인 PE모슬리의 조삼제 부사장(석유공학박사)은 “보통 셰일가스 유정을 하나 뚫으면 1년 반~2년 내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며 “2008년부터 페르미안 분지에서 셰일 개발을 시작한 원유 업체들은 이미 본전을 뽑았다”고 말했다.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었기 때문에 지금 생산하는 원유는 모두 이익으로 남는다는 얘기다.

셰일가스 개발 업체 간의 기술 경쟁으로 생산원가가 급락한 점도 원유 생산이 줄지 않는 이유다. 셰일기술 개발 초기엔 유정 하나를 드릴링(시추)하는 데 두 달이 걸렸지만 지금은 한 달로 단축됐다. 텍사스주이글퍼드 지역의 원유 업체인 아나다코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유정 하나를 뚫는 원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이었는데 지금은 40달러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기술 혁신으로 저유가 흐름 계속된다”
저유가로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쇠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가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 낸스(BNEF)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3100억달러(약 342조원)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며 “올해도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20% 고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태양광 업체 솔라시티는 뉴욕주 버펄로의 11만1000㎡ 부지에 태양광 패널(panel·기판) 공장을 짓고 있다. 솔라시티는 총 50억달러를 들여 단일 태양광 패널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린든 라이브 솔라시티 최고경영자(CEO)는 “공장 건설은 앞으로 급증할 태양광 패널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작년보다 두 배 많은 태양광 패널을 올해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도 올해 신규 태양광 발전 설치 목표량을 작년 설치량보다 50% 늘린 15GW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설치된 태양광 발전용량의 3분의 1이 넘는다. 김희집 서울대 초빙교수는 “과거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때 처럼 대규모 투자와 기술 혁신이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춰 상용화를 앞당기고 이는 다시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에너지를 친환경 연료인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는 방법(작년 9월)과 도로나 곡면 형태의 벽면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비롯해 태양광 기술의 발전 속도가 눈부신 점도 주목된다. 이런 이유에서 골드만삭스·JP모건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기술 혁신이 낳은 저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저유가가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정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미국의‘셰일가스 1번지’인 텍사스주 미들랜드시 외곽에 있는 셰일 광구에서 드릴링 작업이 한창이다.
현지에서 만난 셰일 업자들은 “기술 혁신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고 있어 당분간 중동 산유국들과 경쟁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나지홍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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